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가운데 한 서울대 교수가 이례적으로 기말시험을 취소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 A교수는 7일 학생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수험생 여러분, 불행하게도 안녕하지 못한 밤"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지난주 강의 이후에 우리 사회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과연 우리 강의의 매듭을 이렇게 짓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다음 주 월요일에 예정된 기말 지필 시험은 취소한다"고 전했다.

A교수는 시험 취소의 배경으로 "평가는 강의의 일환이며 강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교육과 사회를 연결 짓는 관점을 나누고자 했던 이 강의의 취지상 지필 평가는 현 시점에서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상의 평화가 위태로워진 시기에 마치 강의실 밖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책상 앞에 앉아 정해진 답안을 작성하는 장면은 떠올릴수록 괴이하게 느껴진다"며 "시험 준비에 더 많은 공을 쏟는 학생이 더 높은 성적을 얻게 되는 구조라면 평가의 목적은 상실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불공정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A교수는 기말고사를 보고서 제출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보고서 작성 기한은 충분히 여유 있게 부여할 것"이라며 "이 역사적 순간을 통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배우지 못했고 또 무엇을 배워가고 있는지 고민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