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대통령님 자랑스러운 고장” 비석 세운 공원…'없애자' 청원에 6만명 몰려

전두환 호 딴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
국회 상임위 회부요건 넘어…상정될 듯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가 일해공원 표지석에 철거 스티커를 붙인 모습. 사진 제공=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號)를 딴 '일해공원'을 없애자는 국민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9일 국회 국민동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청원'이 이날 오전 5시30분 기준 6만3368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는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 명을 초과한 수치다. 청원 동의 기간은 오는 15일까지다.


청원인은 "아직도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이 있는데 그의 범죄를 미화하고 독재를 정당화하는 데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해공원 표지석에는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 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런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한다'고 써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굴곡진 역사를 바로잡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퇴행의 싹이 자라날 수 있다"며 "국회가 이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여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해공원은 2004년 전두환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에 조성됐다. 원래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이었으나 2007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이에 반발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가 결성돼 청원 운동을 주도했다.


운동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언급을 계기로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며 시민들이 한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전두환 청산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점화됐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오는 12일 일해공원에서 '전두환 심판의 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두환은 사망할 때까지 자신의 죄과를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며 "역사 퇴행을 막기 위해 전두환의 흔적을 없애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청원은 국회법상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거치게 된다. 상임위원회는 청원 심사 결과를 본회의에 보고해야 하며 본회의는 이를 토대로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