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군, 대만해협에 해군 함정 7척 파견…최고 경계 태세"

대만 국방, 비상대응본부 설치·대응 훈련 개시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군이 대만 인근 해역에 해군 함정을 대거 파견하자 대만군이 경계 태세를 최고 수위로 높이고 대응 훈련에 착수했다.


9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이날부터 11일까지 저장성과 푸젠성 동부 일대 공역에 임시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하고 대만 인근에 해군과 해경국 함정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이에 따라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하고 각급 부대에 적 동태를 면밀히 감시하는 등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대만군은 중국군의 조치에 대응해 전투준비 훈련을 개시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일방적으로 비이성적이며 도발적인 행동의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해순서(해만해경) 역시 별도의 성명을 내고 “중국 해안경비함 7척이 이날 오전부터 대만을 상대로 ‘회색지대 전술’을 통한 도발에 나섰다”며 “중국은 우리 해역에서 어떠한 침입 및 사법 조치를 시행할 권리가 없으며 우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발표했다. 대만이 주장하는 회색지대 전술이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어선 등을 활용해 도발하거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상시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특정 지역을 분쟁 지대로 만들려는 행위를 의미한다. 로이터는 대만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하와이 등 미국령 경유 해외 순방 보복 차원에서 또 한 차례의 군사훈련을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대만과 일본 남부 도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인근 해역에는 약 90척의 중국 해군 및 해경국 함정이 머무르고 있다.


친미(親美)·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은 최근 미국령 하와이·괌을 경유해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했다. 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영토로 간주해 대만 관계자들이 타국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해온 중국은 수교국 순방길에 미국에 들르는 대만 총통의 ‘경유 외교’에 보복성 군사훈련을 실시해왔다. 지난해 4월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중미 순방길에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을 때도 중국은 사흘간 ‘대만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은 올 들어서도 라이 총통 취임 직후인 5월과 국경절 연설 직후인 10월 두 차례에 걸쳐 대만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