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센터인 ‘AI컨택센터(CC)’를 내년 주요 수익모델(BM)로 삼고 관련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자사 고객 관리 위주로 AICC를 활용해왔다면 내년에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간거래(B2B)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KT는 ‘AICC 사업 확대’를 내년 주요 추진 과제로 삼고, 의료·제조·금융·공공기관 등으로 고객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2018년 자사 고객센터에 AI를 도입하고 2022년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형 AICC 상품인 ‘KT 에이센 클라우드'를 출시해 기업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KT가 AICC상품을 도입한 고객사를 조사한 결과 효율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중앙대병원은 KT AI 보이스봇 ‘AI 누리봇’을 적용해 현재까지 약 10만 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응답률은 약 10% 증가했다. 평균 상담 대기 시간도 기존 30초에서 7초로 약 77% 단축됐다. 또다른 고객사인 A보일러사는 보이스봇을 도입한 뒤 고객 콜에 대한 상담 처리율이 45%에서 69%로 높아졌고, 포기콜은 7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3월 선보인 구독형 AICC 서비스인 클라우드 기반 고객센터(CCaaS)를 내년에는 일반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상담 인력이나 콜 인프라 등 모든 기능을 제공하며 고객 요청에 대한 최적의 답변을 내는 AI챗봇 등이 적용됐다. 별도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사용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상품이다 보니 높은 비용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SK렌터카와 단말기 유통 자회사 PS&M 등에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공공기관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형과 구축형으로 서비스를 다각화해 중소·대기업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카드·신한은행 등 금융사와 쿠쿠 등 제조사가 구축형 AICC 서비스 주요 고객이다. LG유플러스는 AICC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B2B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7월부터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인 '엑사원'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통신 3사가 AICC 사업을 내년 주요 먹거리로 삼은 것은 인건비를 줄이면서 동시에 고객 대응 업무를 효율화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AICC를 활용하면 상담 이후 자동으로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 업무 효율성이 20~30% 개선된다"면서 “상담 서비스가 많은 제조사나 금융사 위주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가 추진하는 AI 사업 중 AICC 서비스가 그나마 빠른 수익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이유로 분석된다. 실제로 통신 3사 모두 AICC사업이 포함된 부문의 매출이 증가했다. KT는 올 3분기에 AICC가 포함된 전략신사업 매출이 1년 전보다 27% 증가했다. AICC가 포함된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 사업과 LG유플러스 기업인프라 솔루션도 같은 기간 각각 8%, 9.6%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 규모는 2020년 4214만달러(약 581억 원)에서 2030년 3억 5088만달러(약 4840억 원)에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