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는 같은 당 김재섭 의원에게 “탄핵 반대해도 1년 후에 다 찍어주더라”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8일 배승희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에 따른 정치적 영향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김 의원과의 대화를 직접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에게 하소연했다. 이에 윤 의원은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 그때 나 욕 많이 먹었다. 근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 (그런 소리를 하며) 그 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말했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나름”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인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동미추홀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윤 의원은 또 김 의원에게 “(우리가 윤) 대통령을 모셔왔다. 그래서 지금 손절하고 용도폐기하고 버리는 정치는 비겁한 정치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분이 명예롭게 이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 의원들의 몫이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의원 본인에 따르면 그는 전날 열린 비공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본인(윤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해명하고 법적 심판대에서 확실히 (판단을) 받으면서 정말 명예롭게 이 상황을 정리하게 도와드리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박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 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7일 오후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인 200명을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투표 불성립은 헌정사상 여섯 번째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즉 200명의 찬성인데, 국민의힘의 집단 불참으로 투표 참여 인원이 의결 정족수에 5표 부족한 195명에 그쳤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안철수 의원과 뒤늦게 본회의장에 돌아온 김예지 의원, 김상욱 의원 등 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다만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김예지 의원은 “주변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 없었다”며 당론을 따르지 않고 찬성표를 던졌다고 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끝내 산회를 선언, “중대 사안에 대해 투표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 사안에 대한 투표 불성립은 국가 중대사를 놓고 가부를 판단하는 민주적 절차조차 판단하지 못한 것이다. 국회를 대표에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