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겜 '활짝' 엔씨 '침울'…신작게임 엇갈린 성적표

POE2, 출시 후 인기몰이 성공
최고 접속자 58만명…전체 2위에
'저니오브모나크' 100만 다운 그쳐
"기존 리니지와 차별성 없어" 혹평


실적 반등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293490)와 엔씨소프트(036570)가 나란히 신작 게임을 출시했지만 엇갈린 흥행 성적을 받아들며 희비가 엇갈렸다.


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7일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출시한 ‘패스 오브 엑자일(POE) 2’는 이용자 관심이 크게 몰리면서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POE2는 8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 57만 8569명을 기록하면서 전체 게임 순위 2위에 올랐다. 게임성에 대해서도 이용자의 80%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POE2는 뉴질랜드 게임 개발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액션슬래시 온라인 게임이다. 2013년 출시해 국내·외에서 두터운 고정 팬층을 확보한 대작 지식재산권(IP) 게임 POE의 후속작이다.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카카오게임즈는 POE2 얼리 액세스를 앞두고 대규모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흔치 않은 대작 유통·배급(퍼블리싱) 기회인데다 포트폴리오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PC·콘솔 게임이라는 점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얼리 액세스로 게임을 즐기려면 3만 3000원의 사전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카카오게임즈의 4분기 매출에도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엔씨소프트는 신작의 초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4일 출시한 방치형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는 출시 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려받기(다운로드) 수가 주말까지 약 100만 건을 기록했다. 사전 예약자 수가 800만 명을 돌파해 흥행에 기대감을 키웠지만 실제 다운로드 수는 현저히 낮았다. 기존 방치형 게임의 시스템에 비해 특별히 개선된 콘텐츠가 없었던 데다 ‘리니지’ IP 게임의 반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고정 팬층들마저 외면한 탓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출시 이후 매출 순위가 점차 하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실적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개발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생겨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신작에 대한 기대가 줄면서 출시 직전 24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19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신작을 통한 반등 계기가 절실했다”며 “게임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신작의 성공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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