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LG CNS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상계엄 파동으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LG CNS의 비교기업(피어) 그룹 주가도 급격히 약세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피어그룹 중 일본 증시에 상장한 기업만이 주가가 우상향해 기업가치 헷징(위험 상쇄)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악화한 투자 심리가 가장 큰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 주식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72% 떨어진 13만 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오토에버(307950)는 3.64% 떨어진 12만 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신고서상 기준주가 대비 각각 7.5%, 10% 하락한 수준이다.
앞서 LG CNS는 지난 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국내 기업 중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를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10월 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평가 마지막 날 종가, 1주일 종가 평균, 1개월 종가 평균 중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 주가로 제시했는데 삼성SDS가 14만 3200원, 현대오토에버가 13만 8300원이다.
기준 주가는 피어그룹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산출하는데 사용되는 핵심 지표다. 기준 주가 대비 피어그룹 주가가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LG CNS가 증권신고서를 통해 제시한 회사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기에 불리해졌다는 의미다.
LG CNS가 피어그룹을 구성하면서 해외 기업을 한 곳 포함해 국내 피어그룹 주가 하락에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당장 막았다는 점은 회사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LG CNS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글로벌 정보기술(IT)서비스 및 컨설팅 회사 NTT 데이타 그룹을 마지막 피어로 선정했다. NTT 데이타 그룹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최근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이날 기준주가(2709엔) 대비 11.3% 오른 3015엔(약 2만 8864원)에 장을 마쳤다. 이 덕분에 이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재계산한 피어그룹 PER은 22.38배로 신고서 기준 22.6배와 비슷하다.
다만, LG CNS가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밴드, 5만 3700~6만 1900) 하단 기준으로도 1조 406억 원이라는 대규모 공모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LG CNS의 몸값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지 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 CNS는 다음 달 6일과 9일 차례로 해외, 국내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수요예측까지 한 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은 부담이다.
새내기주 주가 급락으로 공모주 시장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이미 급격히 냉각된 상황이라 공모주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날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아이에스티이는 상장을 철회했고,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 듀켐바이오는 밴드 하단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앞서 데이원컴퍼니, 모티브링크, 삼양엔씨켐 등도 수요예측 일정을 내년 1월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