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창업자가 삼성전자를 두고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10일 대만언론 등에 따르면 창 창업자는 지난 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자서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삼성전자 경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논란 등이 삼성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정부 여당이 추진했던 반도체 특별법의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 창업자는 또 삼성전자의 TSMC 추격과 관련해 “몇 가지 기술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에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했지만 수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협력에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쳤다. 그는 “과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하고 싶어했는데,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협력하자고 했다”며 “당시 TSMC가 삼성과 협력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인텔 미래에도 비관적 견해를 드러냈다. 창 창업자는 “인텔은 파운드리 전략에 문제가 있었고 이제는 최고경영자(CEO)도 사임했다”며 “아마 두 문제 모두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TSMC에 대해선 “경쟁사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창 창업자는 미국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1985년 대만으로 돌아와 1987년 TSMC를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