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사실상 부서장 전원을 물갈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금감원은 10일 본부와 지원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재배치하는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본부만 놓고 보면 절반 이상인 36명이 신규 승진자로 채워졌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국실장 인사를 시행했다”며 “이번 인사로 조직 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공채 1기로 구성됐던 주무 부서장은 공채 1~5기 직원으로 채워져 기수가 대폭 낮아졌다. 연령별로는 1972~1975년생이 대부분이다. 1972년생인 이복현 금감원장보다 나이가 비슷하거나 어린 부서장을 전면에 배치한 것으로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는 이 원장의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날 디지털·IT 부문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기획·경영 및 전략감독 부문 산하에 배치된 디지털·IT 관련 조직을 독립 부문으로 승격하고 책임자는 부원장보로 격상했다. 제 2의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자금융업 전담 조직도 대폭 확대했다. PG·선불업 등 전자금융업 전담 조직을 기존 2개 팀(정원 14명)에서 2개 부서(전자금융감독국·전자금융검사국, 정원 40명 내외)로 키웠다.
보험리스크관리국을 보험계리상품감독국으로 개편하고 그간 흩어져 있던 보험상품 제도와 약관심사, 감리 업무를 감독국에서 총괄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보호처에는 대부업 및 채권추심업 등에 대한 감독 및 검사를 전담하는 서민금융보호국을 신설하고 불법 사금융 대응을 담당하는 민생침해대응총괄국에 불법 사금융 피해 구제 등을 전담하는 팀을 추가로 뒀다. 금융상품 판매 분석과 민원조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존 상품심사판매분석국은 금융소비자보호조사국으로 개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