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을 이틀 앞두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에 이어 계파색이 옅은 4선 김태호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에 입후보하며 차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신임 원내대표 후보 접수 마감 결과 권 의원과 김 의원이 입후보했다. 친윤계 중진들은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를 맡은 권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나경원 의원은 중진 회동 이후 “위중한 상황에서 원내대표 경험이 있고 복잡한 현안을 풀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권 의원은 합리성과 여야 협상력, 추진력이 있어 그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권 의원에 이어 김 의원이 이날 오후 원내대표 출마에 입후보하며 차기 원내대표는 의원 투표를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당의 위기 상황에서 쓸모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초·재선부터 중진 의원까지 김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던 친한계 김성원 의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친한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국민적 분노가 큰 상황에서 친윤계가 원내 수장을 맡으면 당 쇄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며 반발에 나섰다. 한동훈 대표는 중진들이 권 의원을 원내대표에 추대하려 의견을 모으자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 아니다.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제시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 역시 “중진 선배들의 의견이지만 우리 당이 중진의 힘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중진 회동에 참석한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권 의원 추대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또 한 차례 계파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 여당의 분열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됐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대한 조속한 수습이 아닌 계파 간 이해관계만 따진다는 비판이다. 친한계 의원은 “탄핵 정국에서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국민적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권 의원 선출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