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32년 비워둔 공간 결국 채워졌다…주인공은 '노벨문학상' 한강

1992년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 공간 조성
미래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 위한 자리 남겨둬

10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직원이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노벨상 수상자 전시 공간에 걸고 있다. 조태형 기자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걸렸다. 지난 1992년 미래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비워 둔 자리가 32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됐다.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 공간'을 재단장하면서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전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곳은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세종로 지하보도를 잇는 출입구 통로에 있다. 그 동안 알베르 카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김대중 등 노벨문학상∙물리학상∙평화상 등 각 부문 수상자의 초상화와 함께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빈 초상화 공간이 함께 마련돼 '당신이 이 자리의 주인공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전시 공간은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초상화를 보며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대산(大山)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1992년 마련됐다. 한강 작가의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약 10년 만에 전시 공간의 재단장이 진행됐다.


이곳을 장식하게 된 한강 작가의 초상화는 박영근 화가(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의 작품이다. 기존에 전시됐던 헤밍웨이, 아인슈타인 초상화도 그가 그렸다. 한달 반 동안의 그린 작품으로, 활짝 웃는 작가의 현재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는 한강 소설의 '흰'과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전시공간에 담긴 신용호 창립자의 뜻처럼 이 공간을 오가는 많은 분들이 독서와 함께 나만의 역량을 키워 훌륭한 미래 인재로서 다음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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