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 지속…더 벌어진 예대마진

탄핵 정국에도 은행채 금리 하락
예금금리 기반 1년물 0.005%P↓
은행도 예적금 0.2~0.3%P 낮춰
높였던 여신 가산금리는 그대로
"소비자에 이자비용 전가" 지적도


탄핵 정국에도 은행 예금·대출 금리의 기반이 되는 은행채 금리는 하락 추세인 반면 대출 가산금리는 요지부동이어서 얘대마진이 더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를 산정할 때 쓰이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전날 2.899%로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상계엄 발표 직후인 4일 2.955%로 직전인 3일(2.914%)보다 0.04%포인트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기반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도 4일 2.997%를 기록한 후 10일 2.992%로 0.005%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들은 낮아진 시장금리를 예·적금 금리에 적용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이달 9일 기준 연 3.15~3.55%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10월에 비해 하단은 0.20%포인트, 상단은 0.25%포인트 낮아졌다. 5대 은행의 주담대(혼합형) 대출금리는 이달 10일 기준 3.39~5.75%로, 10월 한은의 첫 기준금리 인하 직후인 3.74~6.14% 대비 상단은 0.39%포인트, 하단은 0.35%포인트 하락했다.


예·적금 상품과 대출금리가 동반 하락했지만 실제 대출금리는 큰 변화가 없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대를 막기 위해 높였던 가산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의 본점이나 영업점이 전결로 고객에게 우대금리 등 형태로 금리를 깎아주는 평균 가감조정금리는 6월 2.914%에서 10월 1.952%로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가산금리는 슬로 액션을 하면서 수신 금리는 신속히 반영하는 추세”라며 “그만큼 소비자한테 이자비용이 전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1400원대 중반까지 뛰어오른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은이 내년 초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예대마진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더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 시장금리도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현재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연말까지 대출을 틀어막을 수밖에 없는 만큼 가계부채 대책에 대한 금융 당국의 기조 변화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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