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군방첩사령부가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문서고)에 정치인과 계엄 포고령 위반자 등 시민들 수천 명을 감금할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나온 김대우 방첩사령부 수사단장의 증언을 인용해 “방첩사 체포조가 포고령을 위반한 수백, 수천 정도의 인원들을 감금할 장소로 지하 수백 미터에 위치한 B1 문서고에 감금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말씀을 잘못한 거 아니냐. 몇천 명을 지하 수백 미터에 감금하려 했다는 게”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B1 문서고는 전쟁 지휘소로 엄청난 규모”라며 “포고령 위반자가 속출할 수 있어 그러게 큰 지역을 검토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또 “(B1 문서고는) 국가비상사태를 위한 보안시설 아니냐”며 “핵폭탄이 떨어져도 괜찮은 곳에 사람을 잡아넣으려고 했다는 것이냐”고 질문했고, 김 최고위원은 “서울 동부구치소나 다른 시설 일부 공간만 활용할 줄 알았는데 B1 문서고를 검토했고 방첩사 인원을 보내 정찰시켰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선량한 시민과 야당 대표 등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감금하려 했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며 “대통령을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 탄핵만이 답이다”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 생존자를 위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만든 최고의 보안시설을 (감금을 위해 사용하려 했다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서초구와 경기 과천시 사이 남태령에 있는 수도방위사령부 B1 문서고는 북한의 남침 도발 시 한국군의 전쟁 지휘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쟁이 발생하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장관 등 정부 요인, 군 지휘부가 모여 전쟁을 지휘한다.
이 문서고는 군인 500여 명이 들어가 훈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전시에 대비해 군 지휘부가 몇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식량이 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사단장은 전날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B1 벙커에 구금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김 수사단장은 “구금 시설 및 체포와 관련된 지시는 제가 여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면서 “B1 문서고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