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업계에도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내 업무는 물론 대고객 업무에도 AI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보험 관련 기관들도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AI 교육에 나서는 등 도입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1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은 올 11월 기준 10개의 음성봇을 통해 월 10만 건의 콜을 처리하고 있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 매달 2만 시간 이상의 업무를 처리해 사람 115명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단순 업무 외에도 이상거래와 보험사기 등을 탐지하는 기능을 비롯해 심사 지원, 설계사 활동 지원, 법률 용어 해석, 테이터 분석, 투자 포트폴리오 제안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오픈한 컨설턴트를 위한 ‘AI 활동비서’가 대표적이다. 내부 영업 지원 시스템과 연동한 AI 시스템으로 고객 정보 요약 제공, 업무 계획 음성 입력 등의 기능을 갖췄다. 특히 정보기술(IT)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 설계사도 쉽게 쓸 수 있도록 개발됐다. 회사 관계자는 “보험 업계 전반적으로 컨설턴트가 고령화하고 있다”며 “고령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어야 AI가 영업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001450)은 이날 업계 최초로 텍스트 AI 기술을 적용한 고객의 소리(VOC·Voice of Customer) 통합 관리 시스템을 리뉴얼 오픈했다. VOC 시스템은 고객의 질문에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 음성언어를 문자로 변환해주는 ‘STT(Speech-To-Text)’ 기술, 텍스트를 분석하는 ‘TA(Text-Analysis)’ 기술 등이 탑재됐다. 윤민영 현대해상 최고고객책임자(CCO)는 “고객의 불편 사항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적합한 업무 담당자를 고객에게 추천한다”며 “고객들의 불편 사항이 보다 빠르게 해소돼 소비자 권익이 더욱 보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오너 3세 경영자인 신중하 상무가 AI와 VOC 업무를 직접 맡는다. 신 상무는 11일 신규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AI활용·VOC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이라는 직함을 새로 달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축적된 VOC를 데이터로 전환해 상품과 부가 서비스 개발에 반영한다는 회사의 전략을 신 상무가 집중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연수원 역시 적극적인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 ‘AI 보험 영업 교육’ 등을 벌이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우수 설계사를 추천하는 AI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