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한 폭격" 문자 한기호 국방장관 지명하려 했나

尹, 최병혁 대사 고사하자 韓에게 제안
10월 국정감사장서 신원식 안보실장에
"北 폭격, 심리전" 메시지 언론에 포착
한동훈 "尹 장관 인사, 대단히 부적절"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후임으로 앞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은 국방장관직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사퇴 직후 지명한 최병혁 주(駐)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국내에 귀국한 후 뒤늦게 장관직 임명을 고사하자 최근 한 의원에게 장관직을 제안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4선의 한 의원은 3성 장군 출신으로 올 10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문자를 보낸 당사자다.


당시 한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한 언론을 통해 포착됐다. 신 실장은 이에 "잘 챙기겠다"고 답한 바 있다. 또 한 의원이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하자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겁니다"라고 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야당에서는 즉각 "당과 용산, 국방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신(新) 북풍 공작"이라고 비판했지만 한 의원은 “개인의 생각을 전달한 것이지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며 “군대도 갔다오지 않은 분들이, 군사용어도 모르는 분들이 심리전이라고 하니까 ‘전쟁하자’고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 의원을 국방부 장관에 임명하려는 데 대해 주변에 "윤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불법계엄을 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므로 군 통수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며 "국방부 장관 인사를 지금 윤 대통령이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 의원도 국방부 장관 지명에 “누가 이 상황에서 하겠나”라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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