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측이 “고려아연 주주가치가 최 회장 취임 이래 훼손돼 왔다”는 MBK파트너스의 분석을 ‘왜곡’이라고 반박한데 대해 MBK가 또다시 반박하며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13일 MBK는 자료를 내고 “왜곡하는 쪽은 오히려 최 회장 측”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MBK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말 최 회장 취임 이후 고려아연의 주주가치가 급격히 훼손됐다고 지적하면서 그 이유는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에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최 회장 측은 같은 날 MBK가 고려아연의 총주주수익률(TSR) 등 훼손된 주주가치 지표에 대해 정보를 왜곡했다고 반박했는데 이에 대해 MBK가 또다시 재반박하는 입장을 낸 것이다.
총주주수익률(TSR)은 배당수익에 주가 차익까지 더하는 개념으로 주주가 수취할 수 있는 전체 수익을 의미한다. MBK는 고려아연의 TSR이 2021년 32%였으나 2022년 15%로 하락했고 최 회장 취임 후인 2023년 -5%로 음수 전환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MBK의 주장이 기간 짜깁기 등으로 왜곡됐다고 반박하는 것이다.
당시 최 회장 측은 “2023년 TSR은 일시적으로 음수 전환하긴 했지만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이듬해인 2024년 8월 시점 TSR은 다시 플러스 전환됐고 MBK가 2024년 8월 수치를 뺀 것은 증거를 짜깁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K는 “2022년 12월말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첫 ‘1년’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기간의 TSR을 비교한 것”이라며 “기간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은 최윤범 회장 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24년 1월 대비 8월말 주가가 상승해 TSR이 다시 양수로 전환한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주가는 근본적 주주가치 상승으로 인한 효과가 아닌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일시적 상승”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은 내년 1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임시 주총에서는 영풍(000670)·MBK 연합이 추천한 총 14명의 이사진 선임 안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정관 개정 안건이 다뤄진다. 최 회장 측도 이사진 추가 선임 안건을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장형진 영풍 고문 외 12명이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들로 분류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영풍·MBK 연합 측 인사들이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면 회사 지배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