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통 부촌인 압구정 아파트 단지가 초고층 재건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정비구역 지정을 앞둔 압구정 2구역은 기존 12~15층에서 최고 높이 250m(약 70층)로 재건축될 예정입니다. 이는 63빌딩(249m)보다 높은 수준으로, 현재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200m)와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199.98m)를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압구정은 1976년 아파트 지구로 지정된 이후 1987년까지 개발사업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함께 민영 아파트 대중화를 이끈 상징적인 단지로 한국 아파트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입니다. 게다가 압구정은 강남과 강북 생활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데요.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와 바로 연결되는 평지에 위치하며 3호선 압구정역과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이 가까워 교통도 편리합니다. 갤러리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형 상업시설도 풍부해 생활 인프라도 우수합니다.
서울시는 초고층 재건축시 한강변 경관 사유화 우려를 고려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텐트형 스카이라인'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250m 높이의 최고층은 12개 동 중 2개로 제한했고 한강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주동은 20층을 넘지 않도록 계획했습니다. 현대고등학교 인근은 중저층으로 설계해 위압감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공공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공공 보행통로를 설치하고 담장을 없앤 '열린 단지'를 계획했습니다. 경로당·어린이집·도서관·수영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방침입니다.
초고층 재건축에는 우려도 따릅니다. 60층 이상 설계 시 평당 공사비가 약 1000만 원에 달하며, 심의 절차가 복잡해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추정비례율이 60%대로 낮아 조합원의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압구정의 초고층 재건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장 단지로 불리는 압구정 3구역의 경우 비슷한 평수의 이주는 2~3억 원대, 7~8평 이상 확장 시 6~10억 원대의 분담금이 예상됨에도 주민 반발이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건축 기대감에 따라 압구정 일대의 집값도 크게 올랐습니다. 2구역 내 현대11차 전용 183㎡는 최근 81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만에 14억 원 상승했습니다. 일대 아파트값은 연초 대비 평균 20% 상승했습니다.
압구정 2구역을 시작으로 3·4·5구역도 잇달아 정비계획안을 공개하며 40여 년 만에 이뤄지는 압구정 일대 대규모 재건축 사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초고층 재건축을 통해 압구정이 한강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영상은 서울경제신문 부동산 유튜브 채널 '헬로홈즈'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