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무산되나… FT “美 투자심의위 내 이견으로 불허 가능성”

블룸버그 “최종 결렬 시 인도 등에서 사업 확장 나설 수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US스틸 공장/AP연합뉴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국가 안보 우려를 완화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런 가운데 일본제철은 거래가 최종 결렬될 경우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서 사업 확장을 구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재무부가 14일 두 회사에 서한을 보내 CFIUS에 참여한 9개 정부 기관이 합의에 이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CFIUS가 일부 기관에서 제기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합의 초안을 작성했는데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반대 입장을 번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CFIUS가 만장일치로 합의에 도달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불허를 위해 다른 명분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CFIUS 내 의견이 갈리면 바이든 대통령은 불허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불허를 결정했다면서 승인을 추진한 일부 기관들도 CFIUS 내 싸움에서 질 것이라는 우려에 점점 체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모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제출의 US스틸 인수 계획이 최종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다른 지역에서 대안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최대의 철강사는 급속한 성장을 위한 다음 단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인도, 동남아 등 지역에 진출해 생산량과 성장세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거론된다. 현재 일본제철은 현지 합작사인 아셀로미탈 니폰스틸 인디아(ArcelorMittal Nippon Steel India)를 설립해둔 상태며 이 기업은 공장 생산 능력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금융학 교수 수밋 아가왈은 “인도 등 일부 국가에 있는 대형 철강 회사들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그가 생각하는 유망 시장이다. SBI증권 시바타 류노스케도 “일본제출이 인도 등 다른 성장 시장에서 노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인구 증가와 수요를 고려하면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 측은 “(US스틸 인수가) 공정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고려하고 취할 것”이라고만 답해 ‘플랜 B’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