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만으론 불안"…블랙아웃에도 TV 못버리는 홈쇼핑

온라인 매출 TV 넘어섰지만
방송 연관 구매가 여전히 많아
가입자 많은 IPTV는 ‘절대적’
CJ온스타일 “TV 여전히 중요”

CJ온스타일 홈쇼핑 방송 현장. 사진 제공=CJ온스타일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 사태를 계기로 홈쇼핑 업계가 온라인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보이지 않는 TV 채널 효과가 높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CJ ENM(035760)에 따르면 홈쇼핑 사업 담당 CJ온스타일은 올해 3분기 매출 3338억 원을 기록했다. 채널별로는 온라인 e커머스에서 1680억 원을 벌어 매출 비중 50.3%로 TV 매출(1111억 원·33.3%)을 넘어섰다. 경쟁사인 GS샵도 3분기 온라인 매출액(1515억원), TV 매출액(957억원)으로 온라인 비중이 더 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숫자를 근거로 홈쇼핑사의 TV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매출 발생 과정을 살펴보면 TV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홈쇼핑사들은 TV 방송 화면에 QR 코드를 노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청자의 온라인 구매를 유도한다. 이는 TV 효과로 봐야 하지만 실적에서는 ‘온라인 매출’로 잡힌다.


반대로 홈쇼핑사 실적에서 ‘TV 매출’로 잡히는 숫자는 보수적으로 평가돼 있다. 프로그램이 송출되는 중에 화면에 노출된 ‘08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구입하거나 시청자가 리모콘을 조작해 물건을 사는 거래만 반영된다.




이를 두고 방송사업자들은 홈쇼핑사들이 TV 채널의 사업성을 과소 평가해 송출수수료를 낮추려는 집계 방식이라며 지속 반발해 왔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방송사업자에 일종의 ‘자릿세’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홈쇼핑사들은 케이블TV는 시청자가 줄어든 만큼 수수료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고 방송 사업자들은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홈쇼핑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에 TV 상품이 아닌 매출이 포함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채널 유입 경로가 불확실한 탓에 대가산정협의체 가이드 라인에서 온라인 매출은 필수 논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홈쇼핑사의 의존도가 큰 TV 채널은 시청자수가 많은 인터넷TV(IPTV) 사업자들이다. 선두 IPTV 사업자 KT의 경우 가입자가 1000만 명에 달해 송출 수수료 협상의 기준이 된 상황이다. 홈쇼핑 관계자는 “KT에 가장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그 아래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으로 내려가는 식”이라며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케이블TV는 말석으로 협상을 하는데 이번에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TV 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 CJ온스타일도 일부 채널과 갈등으로 블랙아웃 사태를 벌였지만 다른 방송사업자와는 협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달 5일부터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세 곳에 방송 송출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우리에게 TV는 여전히 중요한 채널”이라며 “이번 조처가 모바일 시프트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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