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베트남공장 생산능력 2배 강화 속도전

1.3조 들인 하이퐁법인 증설
내년 완공 앞두고 설비 이전
구미 등서 현지 인력 교육도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법인 전경. 사진 제공=LG이노텍

LG이노텍(011070)이 베트남 카메라 모듈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중화권 업체들의 추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원가 절감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는 설비를 베트남 공장으로 넘기는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1조 3000억 원을 투입해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잠정적으로 준공 시점은 내년 6월로 정해졌는데 이에 맞춰 설비 이전도 서두르는 것이다. 하이퐁 공장은 주로 카메라 모듈을 생산한다. LG이노텍은 이번 증설을 통해 현지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CAPA)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인력도 키우고 있다. LG이노텍은 현재 경기도 파주와 경상북도 구미 공장에 베트남 하이퐁 법인의 인력들을 불러들여 생산 연수와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R&D)과 생산기술 부문에서 국내 대학 베트남 유학생을 대상으로 6개월 기간의 인턴십 프로그램 모집도 시작했다. 최종 합격자는 하이퐁 공장에서 일한다.


LG이노텍이 베트남 카메라 모듈 증설에 속도를 내는 것은 최근 애플 공급망에서 중화권 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LG이노텍이 고부가가치 카메라 모듈 공급을 담당하고 대만 폭스콘과 중국 코웰이 나머지 물량을 공급해왔지만 아이폰16 시리즈부터 두 업체의 물량 비중이 확대됐다. 부품 공급사에 대한 단가 압박 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판매 가격이 올해도 동결됐고 아이폰16부터는 중국 제조사의 카메라 모듈 공급도 시작됐다”며 “판가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이 베트남 공장에서 카메라 모듈 생산량을 늘리면 생산과 인건비 측면에서 중국에 공장을 둔 코웰 대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국내와 베트남 비중은 현재 7대3 수준인데 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 공장의 물량이 국내 공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카메라 모듈 70%가량을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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