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꼭 도와주세요"…우원식, 그날 맨 '연두색 넥타이' 알고보니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 유품
"큰 결정 해야할 때 꼭 매던 것"
정계 요직 인물 신뢰도 1위 오르기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12·3 계엄사태에 이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치인으로서 리더십을 재평가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정계 요직 개별 신뢰도 조사에서 여야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제치기도 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은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3일 67세 고령에도 국회 담장을 넘으며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하는 등 강한 헌법 수호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수습 과정에서도 법 절차를 준수하며 안정적으로 입법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 오후 11시께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회의장실

우 의장은 최근까지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면서 국회 본청 사무실에 머물며 추가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도 했다.


14일 탄핵 표결 땐 의사봉을 내리치는 모습부터 연두색 넥타이까지 주목받았다. 의장으로서 특정 정당 색깔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연두색을 택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사실 해당 넥타이는 ‘민주화 운동의 대부’라 불렸던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의 유품이었다.


우 의장은 4일 계엄이 해제된 뒤 소셜미디어(SNS)에 "오랜만에 김근태 형님의 유품인 연두색 넥타이를 맸다. 이 넥타이는 제가 큰 결정을 해야 할 때 꼭 매던 것"이라며 "넥타이를 맬 때마다 속으로 ‘김근태 형님 꼭 도와주세요, 용기를 주세요'라고 부탁과 다짐을 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새벽 국회에서 긴급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비상계엄령 해제를 가결했다.연합뉴스

이러한 우호적 평가가 최근 여론에도 반영돼 우 의장은 '개별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신뢰도 부문'에서 유일하게 신뢰도가 불신을 웃도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여명에게 정계 요직 인물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은 ‘신뢰한다’는 응답 56%로 1위를 차지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6%에 그쳤다.


이는 이재명 대표(신뢰 41%, 불신 51%), 한덕수 총리(신뢰 21%, 불신 68%), 한동훈 대표(신뢰 15%, 불신 77%)와는 대비되는 결과다.


이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5.8%다.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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