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부과에 완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선거용 공약이 아닌 실현 가능한 위협이라는 의미인 만큼 대비가 제대로 안 된 한국으로서는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트럼프의 무역정책 강도를 완화하기 위해 막후에서 로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로비 업체들에 “트럼프가 진지하며 그가 관세를 자유롭게 쓰겠다는 계획을 철회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보좌관이나 장관 지명자 등 주변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는다면 관세 정책의 강도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혼자 주요 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트럼프는 최근 심야 시간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중국·브릭스(BRICS)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는데 가장 가까운 참모에게조차 미리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트럼프가 관세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등을 포함한 인사들과 논의한다”면서 “하지만 루비오와 베센트 팀은 트럼프의 관세와 관련한 게시물을 대부분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무장관 후보자인 루비오는 트럼프가 브릭스에 대한 관세 위협을 트루스소셜에 게시하기 전에 통보받았지만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내용은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한 로비스트는 고객사에 “관세에 대한 트럼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경고하며 “로비스트로서 이런 트럼프의 계획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요 기업들은 트럼프 측과 미국 의회에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실력 있는 로비 회사를 고용하고 있다. LG 워싱턴 오피스는 무역과 공급망 현안을 로비하기 위해 대관 업체 캐피털카운슬과 최근 계약을 했고 반도체 제조사 글로벌파운드리도 코젠 오코너를 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