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가 내년 인공지능(AI) 시장 성장 등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에너지·바이오 업종 등의 수익성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철강·화학 업종 등은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와 지정학적 위기 등에 발목을 잡혀 성장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KPMG는 16일 국내 경제와 24개 주요 산업 관측을 담은 ‘내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 영향도가 높은 국내 주요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이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려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삼정KPMG가 5년째 발행하는 연례 자료다.
보고서는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도 반도체·스마트폰·조선·바이오 등 13개 국내 업종은 기술 혁신, 수요 회복, 해외 진출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시장의 경우 집적회로(IC)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익을 늘릴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AI 반도체와 전력 효율화, 발열 관리 등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 문제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를 맞아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적 전망은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시장도 온디바이스(기기 내장) AI 제품 출시로 2년 연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신규 스마트폰 전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온디바이스 AI 기반 이용자 효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내년 에너지 산업의 경우 올해보다 1.3% 성장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제약·바이오 시장은 비만·당뇨병 치료제 등 대사질환과 항암제 분야가 강세를 보이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오 의약품 비중 확대에 따라 위탁개발 생산(CDMO) 시장이 동반 성장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건설 산업은 내년 수주액이 올해보다 2.2% 증가한 210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축소로 공공 수주는 감소해도 금리 인하와 투자 활성화 정책으로 민간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또 항공 여객 수요도 꾸준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내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업종으로는 자동차·디스플레이·철강·해운·저축은행·정유·화학 등을 지목했다. 이어 내년 주목할 사업 트렌드로 △AI 확산 △에너지 전환 △한류 △인구구조 변화 △공급망 안정화 등을 꼽았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내년에는 국내외 각종 불확실성에 따라 재편되는 사업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