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앞두고 독·프 대신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 몸값 급부상

멜로니 총리, 머스크와의 친분 통해
트럼프와도 친분 다지며 가교 급부상
독일·프랑스 정치 불안도 이에 한몫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P연합뉴스

유럽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몸값이 급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새로운 '절친'으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유럽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CNN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탈리아가 유럽의 핵심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와 관계가 껄끄러웠던 유럽 각국이 멜로니 총리에게 기대를 걸게 된 것은 내년 트럼프 2기에서 현실화할 대(對) 유럽 정책 때문이다.


EU는 관세·안보 압박에 공동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독일과 프랑스 모두 정치 불안을 겪고 있어 이탈리아가 구심 국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공식 석상에서 멜로니 총리를 띄우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의 공식 만찬 때 멜로니 총리와 같은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너무 잘 맞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멜로니 총리를 "대단히 정력적인 인물"로 평가한 뒤 "함께 이 세계의 문제점들을 고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도 이를 반겼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축은 이탈리아를 통과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강경 우파 연정을 이끌고 지난 2022년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낙태 반대 등 보수적인 정책 목표를 추진하면서 이탈리아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그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주장하는 등 트럼프의 입장과 다른 주장도 펼쳐왔다.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와 가까워진 과정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인(CEO)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의 공식 만찬 때도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테이블엔 머스크가 합석했다.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로 떠오른 머스크는 멜로니 총리와도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다정한 모습을 보여 염문설이 제기될 정도다.


트럼프와 멜로니 총리의 개인적 친분과 별개로 EU에서 이탈리아의 영향력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심국 중 하나인 프랑스는 수개월째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가 이끈 연립 정부는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 끝에 불신임안 가결로 출범 3개월 만에 붕괴했다. 독일 또한 지난달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이 붕괴했다.


다만 멜로니 총리와 이탈리아의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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