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물류센터 저평가" 해외 큰손들 눈독[시그널]

라살자산운용 매입한 대덕물류센터
아부다비 국부펀드 5300억 출자
加연금 등 글로벌자본 잇단 투자
저가매수 유입에 시장 회복 기대

물류센터 이미지. 연합뉴스

최근 해외 국부펀드나 연기금, 사모펀드 등이 국내 우량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한동안 가격 하락에 시달리던 물류센터에 해외 자본이 유입되면서 관련 시장도 반등세를 보일 지 주목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존스랑라살)코리아의 자회사 라살자산운용이 올해 경기 안성 대덕물류센터를 매입한 건과 관련해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ADIC가 앵커LP(주요 출자자)로 들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라살자산운용은 대덕물류센터 A·B동을 약 6000억 원에 매입했는데, ADIC가 투자한 금액은 약 4억5000만 달러(5300억 원)로 전해졌다.


공급과잉과 공실률 상승으로 투자가 위축됐던 국내 물류센터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 대비 저평가된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의 '서울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수도권 A급 물류시장의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23% 수준이다. 신규 물류센터는 임차가 안정화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기존 자산들은 견고한 임차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CBRE 관계자는 "우수한 입지의 코어 자산은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견고한 수요가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중동 국부펀드 뿐 아니라 캐나다와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에서도 물류펀드를 중심으로 국내 매물에 입질을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캐나다연금(CPPIB)와 네덜란드 연기금(APG)은 ESR캔달스퀘어의 한국 물류 코어(Korea Logistics Core·KLC) 펀드에 4억 달러(5300억 원) 이상을 출자했다. 해당 펀드는 서울과 부천 등 수도권에 있는 ESR켄달스퀘어의 물류창고 7곳을 시작으로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혀갈 방침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투자청은 지난 3분기 국내 펀드를 통해 부천 내동 물류센터를 3000억 원에 인수했다. 블랙스톤은 이번 분기 페블스톤 펀드를 통해 김포 성광 물류센터를 800억 원 대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은 성광 물류센터에 이어 입지가 좋은 수도권 물류센터에 추가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비용이 늘고 공실률도 증가하면서 물류센터 신규 착공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내년부터는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기존 매물에 대한 투자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물류센터 공급량이 올해 정점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2018년 이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비어있는 물류센터들도 차츰 임차인을 찾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에 저가 매수를 노린 외국 자본들이 국내 물류센터 시장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자금력을 갖춘 해외 큰손에게 국내 물류센터의 가격 하락은 기회"라며 “당초 전망보다 빠르게, 내년 쯤이면 물류센터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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