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포토닉스' 동맹도 굳건…더 강해지는 엔비디아·TSMC [biz-플러스]

엔비디아, 美 IEDM 2024 논문에서
TSMC 협력 실리콘포토닉스 시안 공개
TSMC는 7·65나노, 본딩 공법 소개
삼성은 고객사 손잡고 R&D 전력질주


엔비디아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실리콘 포토닉스’ 분야에서 TSMC와의 협력을 시사하면서 파운드리·팹리스 1위 간 굳건한 동맹을 과시했다.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핵심 고객사와의 기술 협력으로 TSMC를 발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7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 반도체 학회인 ‘IEDM 2024’에서 인공지능용 그래픽처리장치(AI GPU) 기술에 대해 발표하며 실리콘 포토닉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측은 “중장기적 관점으로 AI 데이터센터 내에서 칩 간 연결에서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TSMC의 인터포저를 활용해서 만든 엔비디아의 실리콘 포토닉스 모델. 사진 출처=엔비디아 IEDM 2024 논문

엔비디아는 이 설명을 하면서 TSMC와 협력해서 만든 실리콘 포토닉스 시안을 제시했다.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역시 TSMC와 끈끈하게 협력해 연구하고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TSMC 역시 이번 학회에서 실리콘 포토닉스에 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특히 실리콘 포토닉스 제조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7㎚(나노미터·10억 분의 1m)와 65나노 공정을 활용해서 두 개의 소자를 만들고 하이브리드 본딩(SoIC)이라는 공법으로 마치 한 개의 칩처럼 결합한다는 것이 골자다.



TSMC가 공개한 실리콘 포토닉스 회로. 사진출처=TSMC IEDM 2024 자료

실리콘 포토닉스는 광(光) 반도체다. 전자기기 속의 다양한 반도체가 전기가 아닌 빛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돕는 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등 금속으로 데이터가 이동하는 기존 방식보다 수백 배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정보가 폭증하고 있는 미래 AI 시대에 각광 받는 기술이지만 빛을 제어하는 것이 까다로워 공정 난도가 높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선두 업체인 만큼 이 분야에서도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실리콘 포토닉스에만 2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실리콘 포토닉스 맞춤형 칩을 생산할 준비를 일찌감치 갖춰 그들과의 신뢰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 파운드리 역시 실리콘 포토닉스 분야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선단 파운드리의 최대 라이벌이자 포토닉스 기술에도 한발 앞섰던 인텔이 주춤하면서 삼성이 먼저 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실리콘 포토닉스 공정의 이름을 ‘I-큐브So’, ‘I-큐브Eo’로 정하고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 대학 강연에서 고객사와 실리콘 포토닉스 연구개발(R&D)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등 내부에서 관련 연구가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고객사는 엔비디아 외에도 실리콘 포토닉스에 관심이 있는 브로드컴·마벨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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