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르세라핌과 그룹 스트레이 키즈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미국 시장조사업체 루미네이트(Luminate)가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측정하고자 신설한 '루미네이트 지수'(Luminate Index) 차트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17일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올해 10월 신설된 이 지수는 스트리밍 30%, 소셜 미디어 15%, 아티스트 인지도 25%, 대중적 매력 15%, 참여 점수 15%로 구성됐다. '참여 점수'에는 라이브 이벤트 티켓팅, 라이브 스트리밍 티켓팅, 브랜드 참여 등이 고려됐다.
루미네이트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 음반 판매량 데이터 등을 공급하는 유명 시장 조사 업체다.
루미네이트는 지수 신설 취지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티스트 팬덤에 대한 깊이 있고, 광범위하고, 친밀한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근 처음으로 공개된 올해 3분기 '루미네이트 지수' 상위 250명 명단에는 총 8팀의 K-팝 아티스트가 이름을 올렸다.
르세라핌이 66위(72점)로 이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았다. 이어 스트레이 키즈 84위(70점), 뉴진스 97위(68점),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106위(67점), 있지 153위(61점), 트와이스 177위(60점), (여자)아이들 225위(56점), 블랙핑크 리사 235위(55점) 순이었다.
올해 팀 활동이 없었던 K-팝 대표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는 이번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250명의 아티스트 가운데 전체 1위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차지했다. 2위는 아델, 3위는 비욘세였다.
K-팝 스타들이 내로라하는 현지 팝스타 사이에 대거 이름을 올린 것은 그만큼 이들의 영향력이 미국 음악 소비자 사이에서 커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루미네이트는 각 아티스트의 구체적인 항목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루미네이트는 그러나 미국 내 13∼3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정해 지수를 도출했을 때, 비슷한 점수를 얻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84점), 마일리 사이러스(82점), 올리비아 로드리고(82점)의 항목별 점수를 비교해 K-팝 팬덤의 특징을 유추해볼 수 있게 했다.
루미네이트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낮은 인지도와 스트리밍 점유율을 기록했다"면서도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참여도 높은 팬들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높은 종합 점수를 얻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즉,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비롯한 K팝 스타들은 현지 팝스타보다 인지도나 스트리밍은 부족하지만, 높은 팬 참여도를 무기로 미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쟁쟁한 영미권 스타들 가운데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가 아닌 K팝 스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고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다만 인지도나 스트리밍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K-팝이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상위권에 오르는 등 현지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