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AI 성능, 오픈AI는 검색으로 ‘적진 진격’

구글이 높은 성능으로 발표 전부터 주목 받았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exp-1206(이하 제미나이 1206)’과 영상 생성 모델 비오(Veo)2를 연달아 출시했다. 경쟁사 오픈AI의 GPT-4o와 추론 모델 o1, 영상 AI ‘소라’를 넘어서는 결과물로 성능 격차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는 평가다. 오픈AI가 챗GPT 검색을 무료 출시하며 구글의 아성을 넘보는 가운데 구글은 AI 고도화로 각사가 서로의 ‘본진’에 역공을 가하는 구도다.



사진제공=구글


17일(현지 시간) 구글은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 유료 사용자에게 ‘제미나이 2.0 실험 어드밴스드’ 버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초소형 모델인 ‘제미나이 2.0 플래시’를 시범 도입한 데 이어 고성능 AI를 조기 도입한 것이다.


이번에 도입된 고성능 버전은 최근 AI 성능 비교(벤치마크) 사이트 챗봇아레나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제미나이 1206 모델을 사용한다. 이 모델은 현 시점 기준 오픈AI를 비롯한 세계 모든 AI의 성능을 넘어서는 지표를 기록했고 실 사용성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딩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테크계 여론을 움직이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는 중이다.


전날 구글이 발표한 비오2도 오픈AI 소라보다 자연스러운 영상을 생성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 AI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SNS)에 비오2와 소라가 같은 프롬프트로 생성해낸 영상을 비교 게시하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그간 오픈AI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구글이 AI 본연의 경쟁력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 셈이다. 구글은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후 2023년 말 제미나이를 내놨으나 시장의 외면을 받아 왔다. 이에 구글은 ‘알파고의 아버지’ 하사비스에게 AI 개발 전권을 넘겼고 8개월여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전날 오픈AI가 챗GPT 검색을 무료 개방하며 구글의 핵심 사업영역인 검색엔진을 겨냥한 데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구글은 역으로 오픈AI가 강점을 지녀온 AI 자체를 공략하며 각자 서로의 본진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다만 구글이 그동안 구겨진 이미지를 회복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오픈AI와 챗GPT가 생성형 AI의 대표자 격 지위를 확보한 탓이다. 스타트업인 오픈AI와 달리 빅테크인 구글이 직면한 정치·규제 압박도 커 실험적인 시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남아 있다. 테크계 한 관계자는 “구글은 미국 대표 IT 기업이기에 AI가 정치적으로 문제시되는 답을 내놓을 때 지는 부담이 크고 이는 제미나이가 논란에 시달리는 원인이기도 했다”며 “미 정부가 진행 중인 반독점 소송 등도 구글의 적극적 행보를 막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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