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배님, 먼저 말씀하시죠"…권성동 "남발한 탄핵소추 철회해야"

중앙대 법대 동문·사법고시 같이 공부
권 원내대표가 80학번, 이 대표가 82학번
권성동 "현행 대통령제 변경할 필요"
이재명 "국정안정협의체 양보할 것"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 서로 발언 순서를 양보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18일 국회에서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의 만남이 정국 수습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 권한대행이 이 대표를 예방한 이날 자리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여야 수뇌부 회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중앙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고시 수험생 시절을 함께 했다.


권 권한대행은 "서로의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민생과 안보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이 혼란 정국을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를 제안했다. 특히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포함해 총 23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라며 "정치 공세적 성격이 강한 탄핵소추는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총 14건의 탄핵소추안이 이미 헌재에 계류 중"이라며 "헌재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권 권한대행은 개헌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게임인 대통령제를 더 많은 국민 의견이 반영되고 상생과 협력이 가능한 제도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3차례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겪으며 현행 대통령제가 우리 현실에 맞는지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적정하게 양보하고 타협해 합의에 이르는 게 정치 본연의 역할"이라며 화답했다. 최근 자신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부분까지는 저희가 다 양보할 수 있다"며 여야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특히 "현재는 안타깝게도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돼버린 상황"이라며 "당 대 당 토론이나 논의가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한 소통 통로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금까지 잠재성장률에 맞춰 형식적인 균형·건전재정 얘기에 매몰돼 정부의 경제 부문 책임이 너무 미약했다"며 민생 추경 편성을 제안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헌정 질서의 신속한 복귀"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회동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문제와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점 도출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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