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車 주식 바겐세일에 '저가 매수' 꿈틀

스톡스600 섹터 중 최악의 수익률
지수보다 50% 낮은 밸류로 거래돼
폭스바겐·르노 등은 PER 4배 그쳐
저가 매수세 들어오며 12월 반등
업계 턴어라운드는 내년에도 글쎄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시장 위축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에 빠진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증시에서도 지수 대비 50% 이상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다만 최근 대대적인 중국 소비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바겐세일’에 가까운 저(低)밸류에이션이 주목 받으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대표 지수 중 하나인 스톡스600(Stoxx 600)에서자동차 및 부품 섹터는 12월 4.1% 올라 지난 2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톡스600 대비 50% 가까이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어 구성 섹터 중에서는 여전히 하락 폭이 가장 크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바겐세일’ 수준까지 주가가 내려앉은 곳도 적지 않다. 일례로 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 공장 폐쇄까지 고려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한 독일 대표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Volkswagen AG)과 프랑스 대표 자동차 기업 르노(Renault SA)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이 4배를 밑돌고 있다. 내년 벌어 들일 수익의 4배 미만의 할인된 주가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저가 매수’에 돌입한 모습이다. 중국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내년 1월부터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투자처로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파이낸셜의 분석가 다니엘 슈바르츠는 “여러 악재를 반영해도 여전히 자동차 주식이 저렴해 보인다는 희망에 힘입어 12월 반등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별적인 기업 호재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스텔란티스의 경우 올해 실적은 부진했지만, 부진을 이끈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타바레스가 이달 초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스텔란티스가 생산량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주가 상승을 낙관했다. BMW도 최근 주가가 반등했는데 분석가들은 “회사가 배기가스 규제 준수와 같은 주요 이슈에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내년도 자동차 업계 전반에 온기가 돌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곳이 많고 경쟁은 계속 심화하고 있으며 각종 규제 등도 현재진행형이다. 모닝스타의 분석가 렐라 서스킨은 “시장 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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