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이면서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 메시지가 더욱 뚜렷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결정에 증시는 물론 비트코인 가격도 5% 대 하락했으며 채권 금리와 달러가치는 급등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내년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23.03포인트(-2.58%) 내린 4만2326.8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78.45포인트(-2.95%) 하락한 5872.1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16.37포인트(-3.56%) 떨어진 1만9392.6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이날 발표된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흔들렸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4.5~4.75%에서 4.25~4.5%로 0.25%포인트 낮췄다. 이는 시장이 이미 기정사실화한 행보였지만 새로 공개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전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 12월 경제전망요약(SEP) 내 점도표에서 연준은 내년 연말 기준금리를 3.9%로 전망했다. 9월 전망에서는 3.4% 였다. 현재 기준금리(4.25~4.5%)를 고려하면 9월에는 0.25%포인트씩 네 차례 인하한다고 본 것이 두 차례로 줄었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잭 맥킨타이어는 “선제 지침을 포함하면 매파적 인하였다”며 “연준은 통화정책의 새로운 단계인 ‘일시정지’에 들어섰으며 이 단계가 오래 지속될 수록 금리 인상 가능성도 인하 가능성과 비슷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 횟수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정점에서 1%포인트 낮아졌고, 금리 수준은 이제 상당히 덜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상식적인 방법은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이제부터는 통화정책의 새로운 단계”라며 연속 인하 기조는 끝났음을 공식화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건들락은 “이미 가격이 높은 주식시장과 위험자산 시장은 연준의 이중임무 어느 측면에서 보더라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내가 기자회견을 보며 느낀 점은 앞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하 주기는 없을 것이란 점이고 시장도 이런 판단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S&P500개 11개 부문은 모두 하락했다. 주요 빅테크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대항마로 주목받던 브로드컴은 6.91% 하락했고 엔비디아도 1.14% 내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2.14%, 3.76% 내렸다. 테슬라도 8.28% 급락했으며 아마존은 4.6% 하락했다.
주요 가상자산도 흔들렸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보다 5.6% 떨어진 10만687달러 대에 거래되며 10만 달러 선 근처로 내려왔다. 이더는 6.9% 급락한 36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10.2%,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는 로빈후드의 주가는 10.93% 하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9.52% 급락했다.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1.1bp(1bp=0.01%포인트) 상승한 4.35%에 거래됐다. 10년 물 금리는 10.9bp 오른 4.493%로 또 다시 4.5%대에 근접했다.
달러 가치도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날 106.96이었지만 FOMC 결과 발표 직후 치솟으면서 현재 108.25를 넘어섰다. 2022년 11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50달러(0.71%) 높아진 배럴당 70.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20달러(0.27%) 오른 배럴당 73.39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 미국의 주간 원유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수요 증가 기대감에 올랐지만 연준의 내녀 금리 인하폭 전망을 줄이면서 오름폭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