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년 봄까지 약세…중반기 이후 강세로 바뀔것"

■주택산업연구원 '2025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발표
침체·주담대 고금리 지속 영향
중반기엔 금리인하·PF 정상화
인허가·착공·준공 30%씩 감소
공급 부족 누적에 서울 상승세
지방은 1%대 하락세 이어질듯

서울 시내 빌라 밀집 지역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전국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 중반기 이후부터는 주택 매매 시장이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은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하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25년 주택 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주산연은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3~4월까지 약세를 보인 뒤 중반기 이후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균형재정 고수에 따른 긴축 기조와 수출 경쟁력 약화,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상반기 중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고금리의 주택담보대출과 대출 규제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30대 주택 시장 진입 인구 급증과 금리 하향 조정 가능성, 주택담보대출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으로 중반기 이후부터는 주택 시장이 다시 해빙 무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주산연은 탄핵 이슈와 경기 침체, 강력한 대출 규제 등의 집값 하락 요인이 지속되지만 금리 인하와 주택 시장 진입 인구 증가, 공급 부족 누적 등 상승 요인이 더 큰 만큼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는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주택 가격은 서울은 1.7%, 수도권은 0.8%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1.4% 하락하면서 전국 기준으로는 0.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산연은 현재 하락 요인으로 꼽히는 탄핵이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주택 시장의 일시적 침체가 불가피해 매매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완화,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하반기에는 주택 매매 거래가 다소 회복되면서 올해와 비슷한 62만 7000건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부동산 시장 영향은 거의 없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에도 2~3개월 상승 폭이 줄어들다가 곧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내년에 수도권 1.9%, 서울 1.7%, 전국 1.2%, 지방 0.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모두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공급 부족이 내년 전월세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유찬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2018~2021년 연평균 67만 300명 수준이던 30세 도달 인구가 지난해부터 75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젊은 세대의 전월세 시장 진입이 증가하면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산연은 내년 주택 인허가와 착공, 분양 및 준공 물량은 비정상적인 대출 규제와 PF 경색 등으로 모두 예년 평균보다 30% 내외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높은 PF 조달금리로 인해 민간의 주택건설사업 착수가 어려운 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의 공급 물량은 주택 수요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산연은 내년 주택 공급 물량이 수요를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연평균 약 45만 가구의 주택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년도 분양 물량과 준공 물량은 각각 25만 가구와 33만 2000가구에 그쳐 수요 대비 크게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산연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내년 말까지 4년 동안 50만여 가구의 공급 부족이 누적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실수요자 부담을 늘리고 공급을 위축시키는 비정상적인 주택금융 관련 규제를 최우선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공급을 크게 위축시키는 건축비 문제와 PF 경색, 과도한 기부채납을 개선하고 공공택지 개발 절차를 단축해야 한다”면서 “3기 신도시에서 주택 공급이 하루빨리 이뤄지게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03% 하락하며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값은 5주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0.00%→0.00%)은 보합을 유지한 반면 서울(0.02%→0.01%)은 상승 폭을 축소했다. 지방은 0.05% 하락하며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재건축 및 신축 등 선호 단지에서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도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그 외 단지에서는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며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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