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임기 마치는 기관장…HMM 재매각 새 정권 몫으로 [시그널]

정상적 시기에도 부처간 조율 안돼
CB 주식전환으로 산은 BIS비율 하락
우리금융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작 못해
내년 8월 완료 못하면 계약금 날릴 판
부실 커진 저축은행 구조조정 지연 우려

HMM의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HMM(011200) 등 정부가 연관된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요 기업 매각 작업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에 줄줄이 기관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데다 뒤숭숭한 정국 탓에 관련 M&A가 속도를 내기 어려운 탓이다.
19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임기는 내년 6월 종료된다. 가장 큰 고민은 HMM 매각이다. 올 2월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재매각 시기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시기에도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가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며 “정권이 바뀐 뒤 책임 소재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정부 주도 산업재편과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산은의 자본 건전성 지표는 보유한 HMM 영구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4.25%로 19개 국내 은행 중 16위다. 금융당국의 은행 권고치는 13% 이상이다. 내년 4월 산은과 해진공이 7200억 원 규모(1억4400만주)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BIS비율은 추가로 조정된다. 주식은 위험자산이라 대출보다 위험 가중치를 더 높게 매기는데 CB 전환으로 지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자금 조달 조건이 악화하고 정책금융 지원 여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이와 함께 KDB생명 매각도 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산은 자회사로 편입하는 수순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내년 6월 임기가 끝난다. 금감원은 지난 10월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우리금융지주(316140)·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했고, 탄핵에 따른 금융 여건을 고려해 내년 초로 검사 결과 발표 시기를 늦췄다.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우리금융이 정기 검사 평가에서 현재와 같은 2등급을 받아도 내년 8월까지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완료하지 못하면 인수 가격(1조5500억 원)의 10%인 1550억 원의 계약금을 날린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여파로 부실이 커진 저축은행 구조조정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올 3분기 기준 전체 저축은행 79곳 중 절반 가량의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당국은 부실 저축은행 2곳에 대해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적기시정조치를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이 미뤄지면 저축은행간 M&A를 통한 대형화 움직임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당국으로부터 매각 명령을 받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서는 OK금융그룹이 실사 작업에 돌입하며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 차이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면 구조조정이 하염없이 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기는 내년 9월,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기는 내년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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