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수시 최초합격자 절반 등록 포기…의대 정원 확대 여파

연세대 1033명·고려대 1293명 등록 안 해
의대 중복 합격한 뒤 상위권 의대 이동 추정
자연·인문계열 등록 포기율에도 연쇄 영향

12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의예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가 상담 카드를 적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연세대·고려대의 최초합격자 중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 확대 영향으로 자연계열과 의대 간 복수 합격자가 늘어나 이탈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 수시 최초합격자 총 4854명 중 46.1%(2236명)가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지난해 40.6%(1927명)보다 5.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연세대는 최초합격자 2176명 중 47.5%(1033명)가, 고려대는 2678명 중 44.9%(1203명)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수시전형은 최대 6회 지원할 수 있으며 합격한 대학 중 한 곳에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등록을 포기했다는 것은 다른 대학에 복수로 합격한 뒤 이를 선택한 경우를 의미한다.


의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 가운데 상위권 의대를 선택하기 위해 등록을 포기한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세대 의예과 최초합격자의 41.3%(295명)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전년도 30.2%(218명)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고려대 의예과도 마찬가지다. 최초합격자의 55.2%(233명)가 등록을 포기하며 전년도 50.7%(214명)를 넘어섰다.


의대 정원 확대는 자연계열의 등록 포기율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자연계열과 의대에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하면서 자연계열 등록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자연계열 최초합격자의 45.7%(1261명)가 등록을 포기해 전년도 44.8%(1235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인문계열 역시 영향을 받았다. 연세대와 고려대 인문계열 최초합격자의 47.7%(1000명)가 등록을 포기해 전년도 37.8%(792명)보다 약 10%포인트 늘었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한 뒤 중복 합격 후 이를 포기한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의대에 많이 지원하고 의대 정원도 늘어나다 보니 중복 합격자가 늘어난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중상위권부터 중하위권까지 추가 합격이 상당히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