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비트코인 비축 안 해” 발언에 비트코인 10만 달러 붕괴

로이터 연합뉴스


‘친(親) 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급등하던 비트코인이 19일 급락해 한 때 10만 달러 아래서 거래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비트코인 전략 자산 비축에 관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급락세가 연출됐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9만 9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이후 소폭 가격을 회복해 오후 3시 10분 기준 1만 1000달러 선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약 10만 8300달러에 비해 7000달러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 10만 달러가 무너진 것은 13일 이후 5일 만이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같은 시간 1억 5100만 원 선에 거래됐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내년 말 기준 금리를 기존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이는 내년에도 달러화 강세가 유지되는 것을 의미하고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공화당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비축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법적 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날 ‘2025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법안 추진을 계기로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과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라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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