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EPS 같은 민간 발전사와 발전 공기업들이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접 도입함으로써 생긴 한국전력의 비용 절감분이 최대 1조 4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LNG 직수입으로 발전단가가 하락하고 업계의 경쟁을 활성화했다는 것이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린 ‘LNG 직수입 20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LNG 직수입 전력시장의 계통한계가격(SMP) 인하 효과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LNG 직수입의 인하 효과는 최소 1㎾h당 71.3원에서 최대 10.1원으로 나타났다”며 “그 결과 한전의 전력 구입비 절감이 1조 원에서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SMP는 발전사가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하는 가격이다. 쉽게 전력 도매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발전사들은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LNG를 받거나 직접 수입하는 방법이 있는데 LNG 직수입으로 전체적인 도입 단가를 낮췄다는 뜻이다. 당초 LNG 시장은 가스공사가 독점해왔다.
실제로 직수입 LNG 도입량은 2005년 32만 9000톤이었지만 지난해 772만 7000톤으로 18년 만에 23배 넘게 급증했다. LNG 직수입이 크게 늘면서 2005년 이후 단순 연평균 전력 구입비도 2350억 원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LNG 직수입 발전의 증가는 온실가스 감축에도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LNG 발전 시 석탄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감축량이 절반 이하로 나타난다”며 “LNG 직수입 확대는 석탄발전의 대체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해 LNG 직수입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담에 나선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도 “향후 인공지능(AI) 이용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어날 텐데 석탄발전과 재생에너지를 늘릴 수도 없고 원전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LNG는 확대가 상대적으로 쉽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커서 LNG 발전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LNG 직수입 확대가 국가 천연가스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수급 대란이 벌어졌을 때 직수입자의 물량을 가스공사에 판매해 국가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민간과 공공기관이 LNG 공동 구매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조 회장은 “LNG 공동 구매와 해외 자원 개발 공동 투자 등 직수입 사업자들과 가스공사가 협력해야 한다”며 “민간과 공공이 함께 협력해 글로벌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고 정부도 가스공사에 많은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