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북한과 이념 갈등의 상징이던 김포 애기봉이 크리스마스의 따뜻함과 희망을 나누는 글로벌 명소로 재탄생했다. 지난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내 자본주의의 상징인 ‘스타벅스’ 개점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 이어 크리스마스 트리 속을 산책하는 행사로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애기봉에 복합문화시설을 신축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글로벌 핫스페이스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포시는 ‘겨울밤 낭만주의보, 애기봉 크리스마스’ 행사에 2000여 명이 찾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열린 행사는 ‘시민이 오너먼트가 돼 빛나는 희망의 트리’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의 따뜻함과 희망을 나누는 특별한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생태탐방로 위를 수놓은 잔잔하고 고급스러운 조명과 매쉬LED로 표현한 희망의 메시지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방문객 모두가 함께 LED 등을 들고 트리의 오너먼트가 돼 800m 거리의 전망대까지 산책길을 걸어 초대형 트리를 형상화 한 점등 이벤트는 이번 행사의 정점을 찍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희망과 화합의 의미를 빛으로 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애기봉은 북한 개풍군과 불과 1.4km 떨어져 있어 육안으로 북한 민간 마을과 송악산을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지난해에 이어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는 올해도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올 한 해 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김병수 김포시장이 애기봉 글로벌 명소화 일환으로 기획하고, 추진한 글로벌 커피브랜드 스타벅스 입점 이래 외신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김 시장의 스타벅스가 가진 글로벌브랜드파워를 이용하고자 했던 전략이 통해 애기봉의 방문객은 스타벅스 개점 전과 비교해 평일 8배, 주말 5배(야간개장 2.5배)가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비무장지대(DMZ)에 위치하다 보니 방문객을 2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방문객 수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스타벅스와 콜라보 굿즈와 애기봉 특별메뉴를 개발하는 것 외에 야간개장 지속적 운영, 모노레일 등 시설 투자를 통해 애기봉 글로벌 명소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스타벅스 입점은 애기봉 글로벌 명소화의 과정 중 하나로 김포시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큰 계기 됐다”면서 “애기봉이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국제적 교류와 협력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기봉이 긴장과 갈등이 아닌 문화와 화합의 장이 되어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명소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애기봉은 6.25전쟁 직후인 지난 1954년 한 병사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애기봉 소나무에 전구를 단 것으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1971년부터는 평소 국기 게양대로 사용하던 18m 철탑이 석가탄신일과 성탄절 등에는 등탑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이후 이듬해 10월 43년 만에 철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