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호황이라더니…올 신규상장사 70% 공모가 하회

2년 연속 메가 IPO 딜 1건도 없어
신규 상장 기업도 작년보다 줄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사진 제공=한국거래소

올해 기업공개(IPO) 공모 금액이 지난해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IPO 호황에도 불구하고 신규 상장사 10곳 중 7곳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내보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닥 상장이 예정된 근거리 무선통신(NFC) 태그칩 설계 회사 쓰리에이로직스와 소화기 내시경 시술 기구 기업 파인메딕스의 공모 규모를 합친 올해 IPO 시장의 총 공모액은 약 3조 895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3조 3633억 원 대비 15.8% 증가한 수치다.


전체 공모 규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성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증권이 지난 2일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은 3개월 평균 -2.0%를 기록하며 작년(35%)과 비교해 급락했다. 올 하반기 국내 증시 부진이 심화하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한 영향이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이나 미달로 확정하는 기업이 속출했고,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등 6개 기업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한 사례도 많았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상장을 완료한 새내기주 74개 중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은 52개로 전체의 70.2%를 차지했다. 공모가를 상회하는 종목은 단 22개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주관사들의 터무니 없는 비교 기업 선정으로 공모가가 부풀려지고 기관 투자가들이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묻지마’ 수요 예측을 벌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IPO 과정에서의 공모가격 부풀리기, 중요사실 부실기재, 상장직후 대량매도 등 행위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는 500억 원 이하 중소형 딜이 62개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공모 규모 1조 원 이상 ‘메가’ IPO 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건도 없었다. 1000억 원 이상을 공모하며 시장에 입성한 대어급은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 시프트업(462870), 산일전기(062040), 더본코리아(475560), 엠앤씨솔루션(484870) 등 5곳이다.


신규 상장 기업 수도 전년 대비 줄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리츠를 제외한 신규상장 기업 수는 총 77개로(유가증권시장 7개, 코스닥 70개) 지난해(82개) 대비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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