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내수침체 겹쳐…단기 일자리도 반토막

12월 첫주 사업체 카드 매출액
11주만에 전주대비 27% 줄어
정치 리스크에 예약 취소 한몫
온라인 채용 모집에도 악영향

1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와 내수 침체에 아르바이트와 단기 일자리 같은 구인 공고가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났다. 정국 불안과 소비 급감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경영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뒤로 미룬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통계청의 ‘온라인 채용모집 인원 수’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한 주 동안 구인 구직 업체 잡코리아에 등록된 채용 인원은 1년 전과 비교해 51.5% 급감했다. 전주(-50.8%) 대비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구체적으로 경비와 인력 소개 등 사업 지원 서비스업 채용이 72% 줄었고 제조업(-53.9%)과 건설·공사(-46.1%), 음식·숙박 서비스(-35.5%), 식료품·의류 업종(-24.7%) 등에서 채용 규모가 줄었다. 내수 침체로 전부터 둔화하던 고용 상황이 비상계엄을 전후로 더 나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용시장이 악화된 것은 소비 위축 때문이다. 통계청 사업체 카드 매출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주간 매출액은 직전 주(11월 23~29일)보다 27.4% 줄었다. 가계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같은 기간 26.3% 감소했다. 온라인 지출 결제 금액 역시 17.5% 감소했다. 이 지표들은 신한카드 가맹점 매출액을 토대로 통계청이 매주 발표하는 속보성 지표로 명절·금리 인하 등 이벤트가 있을 때 국내 소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빠르게 추정할 수 있다.


전주 대비 사업체 카드 매출액 감소율이 25%를 넘긴 것은 추석 연휴(9월 14~18일)가 있었던 9월 셋째 주(-29.6%) 이후 11주 만이다. 신용카드 이용 금액 감소율도 9월 셋째 주(-26.3%) 수준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주류·담배를 포함한 음식료품 판매 업체의 매출액 감소 폭이 6.8%로 가장 컸다. 숙박 서비스(-2.9%), 의류 및 신발(-2.7%), 음식료 서비스(-0.9%) 업체들의 매출액도 줄었다. 12월 첫째 주 평균 영업일 수가 3.641일로 직전 주(3.634일)보다 소폭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감소했다. 계엄 직후인 이달 4~6일 사흘간 예약 취소, 소비 위축 등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치적 리스크는 수출보다는 내수에 영향을 많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내수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최근의 정치 상황은 내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계엄의 영향을 받은 기간은 12월 4~6일 사흘인 만큼 정치적 상황 이외 다른 요소들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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