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나라를 키우고 온기를 더하는 국유재산 활용법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마케팅 전략 중 ‘서브 브랜드 전략’이 있다.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존의 브랜드에 기반해 하위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기존 브랜드의 영향력을 활용하면서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설사에서 고급화 아파트의 브랜드 명칭을 기존과 구분해 쓰거나 글로벌 호텔체인에서 다양한 하위 브랜드를 갖춰 운영하는 것이 서브 브랜드 전략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997년 정부로부터 국유 일반재산의 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현재 전국의 약 72만 필지의 국유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국유지의 특성에 따라 임대·매각·개발 등 가장 알맞은 용도로 활용하게 된다. 캠코는 2005년 국유재산의 가치 제고와 필요한 공공시설의 적기 확충을 위해 공공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이에 맞춰 국유지 개발을 통해 나라를 부강하게 키우겠다는 의미를 담은 ‘나라키움’이라는 브랜드를 도입했다. 나라키움 브랜드를 사용한 대표적인 개발 사례인 ‘나라키움 저동빌딩’은 노후화된 남대문 세무서를 15층 높이의 민관 복합 빌딩으로 개발해 별도 국가 예산 부담 없이 430억 원 규모의 건물로 탈바꿈했고 연간 30억 원의 임대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나라키움 사업장은 공공시설 확충과 부가적인 경제적 가치 창출을 통해 국고를 든든하게 한다.


캠코는 성공적인 나라키움 브랜드 안착에 이어 지난해 ‘나라O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도 도입했다. 나라On은 사회적 취약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유휴 국유재산을 개보수한 사업장에 사용하는 브랜드로 나라 재산의 활용 스위치를 오프에서 온으로 바꿈과 동시에 사회에 따뜻한 온(溫)기를 불어넣는다는 뜻을 담았다.


나라On 브랜드를 사용한 대표 사례로 지난해 9월 부산시에 개소한 ‘나라On시니어일터’ 1호점이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옛 덕포 파출소 건물을 개보수해 개업했다. 1층은 김밥집과 과일 가게, 2층은 책방, 3층은 재활용 작업실 등으로 운영해 총 86분의 어르신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다.


국유재산 관리·처분의 기본 원칙을 담고 있는 ‘국유재산법’에서는 공공 가치와 활용 가치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나라키움과 나라On은 국유재산법 취지를 가장 잘 담은 브랜드라 자부하게 된다. 국유재산의 적극적 활용과 가치 제고라는 목표 아래 나라키움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나라On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국유재산의 주인이 국민인 만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경중을 따질 수 없기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라키움과 나라On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이런 숙고 끝의 결과이다. 이제는 나라키움이라는 브랜드가 안착한 만큼, 새롭게 도입한 나라On이라는 브랜드가 캠코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 브랜드로 자리잡기를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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