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힘, 국민에게 사과해야…이재명이 지지 가져갈 것"

안철수 인터뷰서 이재명 대표 언급
"국민이 대통령 권력까지 주겠는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승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3일 안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법 개정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87체제(1987년 5년 단임 대통령제)를 극복하자며 4년 중임제 개헌 등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개헌보다 더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하는 건 선거법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현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 극단적인 양당제에 가장 좋은 토양만 제공하고 합리적인 중도 정당 표는 모두 사표(死票)로 전락하기 때문이다"라며 "이를 고치는 건 복잡한 개헌이 아니라 선거법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선거제만 바꿔도 정치 문화가 굉장히 많이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그는 "도농복합형(도시는 중대선거구제· 농촌은 소선거구제), 독일처럼 정당 득표에 의석을 맞추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등이 가능하다"며 "다당제가 가능한 선거제로 가면, 갈등을 해소하고 대화·타협·합의가 가능한 '진짜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양당에 유리한 선거제를 그대로 두고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면 국민 갈등만 더 심해진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안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를 언급했다. 그는 "이원집정부제였다면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총리 체제였을 것인데 그러면 나라가 운영되겠나? 행정부 내부에서 계속 싸울 것 아닌가"라며 일갈했다.


이어 "일본처럼 총리가 수시로 바뀔 수 있는데 선거제를 그대로 두고, 의원내각제로 바꾼다면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며 역시 "선거제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는 한덕수 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경제도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앞으로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시사했다. 그는 "국민께 사과하고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미래가 있다. 최근 자꾸만 극우당, 영남당, 친윤(親尹)당의 모습으로 가고 있는데, 좋지 않다. 급속하게 극우 정당으로 가버리면 이재명 정당, 전체주의 정당이 대부분 지지를 가져가 버린다. 민주주의 퇴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른다는 정서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에 쌓여 있다. 특히 선거법은 2심과 대법원 최종심이 각각 석 달 안에 끝나야 한다. 국민은 균형 감각을 갖고 있다. 역대 최고의 의회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대통령 권력까지 주겠는가"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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