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3중고 철강업계, 노사 화합 절실하다

김경택 산업부 기자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범람 등 외부 환경으로 철강업계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까지 계속되니 업황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것마저 어려운 현실입니다."


국내 철강사들이 역대급 불황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 분위기를 이 같이 설명했다. 철강사들이 실적 악화에 더해 최근에는 노조 갈등으로 인한 ‘파업 리스크’까지 겹치며 생존 위기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현재 철강사들은 임금 협상과 복지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노조 갈등을 겪고 있다. 맏형인 포스코는 지난주 임금 및 단체 협상 관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한숨 돌렸지만 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반대가 과반을 넘을 경우 모든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실제 사측이 잠정합의안에서 제시한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격려금 600만 원을 두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근소한 찬성률(50.9%)로 타결이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교섭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아직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며 임단협 협상 교섭이 연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포항공장 셧다운(폐쇄)을 둘러싼 노사의 의견 차이가 상당히 큰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현재 불황·고환율·노사 갈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중 노사 갈등을 제외한 문제들은 외부 환경에서 기인했다. 중국과 일본의 내수 부진으로 인해 쏟아지는 저가 물량 ‘밀어내기’, 트럼프 2기의 관세 폭탄 우려, 고환율로 인한 원료비 상승 등은 우리 노력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다만 노사 갈등 문제는 자체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분야다. 노사는 힘을 모아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이를 통해 임단협에서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는 등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철강업계 턴어라운드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새해에는 노사가 협력해 ‘외부의 위협’과 함께 싸우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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