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취임 후 첫 인사…인적쇄신·슬림화·무관용원칙 꺼냈다

■위기의 포스코그룹 정기 인사
1년새 사업회사 경영진 물갈이
포스코 새 대표에 이희근 선임
이앤씨 정희민·퓨처엠 엄기천
임원규모는 15% 대폭 줄이고
박승대 등 70년대생 3명 발탁

포스코 강남 사옥 전경. 사진 제공=포스코

포스코그룹이 포스코·포스코퓨처엠(003670) 등 7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 개편을 23일 단행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과감한 인적 쇄신을 실시하고 임원 규모를 15% 축소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고자 주요 계열사의 리더십 연령을 낮추고 조직을 슬림화한 취지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 본업인 철강업과 2차전지 소재 사업이 고전 중이다.


포스코는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계열사 사장 3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포스코 신임 대표에는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신임 대표는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포스코엠텍 사장 등을 역임했다. 비수익사업 구조조정 단행하고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포스코이앤씨는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이 대표로 승진했다.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부사장)이, 포스코DX(022100) 대표에는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상무)이 각각 선임됐다. 지난 인사에서 승진한 대표 중 살아남은 건 이계인 포스코 인터내셔널 대표가 유일하다.





임원인사는 △세대교체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 △여성 임원 등용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인사로 임원 규모가 15%가 축소되고 1963년생 이전 임원은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승진 규모도 지난해(92명)보다 30% 이상 축소된 62명에 머물렀다. 대신 전문성을 갖춘 1970년대생 계열사 대표 3명이 전격 발탁됐다. 박승대 포스코휴먼스 대표, 오개희 포스코HY클린메탈 대표, 박부현 포스코IH 대표 등이다. 기존 이재우 포스코실리콘솔루션 대표를 포함해 1970년생 이후 사업회사 대표는 총 4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5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이번 그룹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45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11%에 달한다. 진영주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장, 이지은 포스코 강건재가전마케팅실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사업회사 대표를 역임한 이유경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은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으로 이동한다.


포스코그룹은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해 6본부(미래전략본부·사업시너지본부·재무IR본부·기업윤리본부·커뮤니케이션본부·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조직을 간소화했다. 종전에 분산돼 있던 미래 성장투자 기능은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은 ‘사업시너지본부’로 통합했다.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은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은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이 맡는다.


대신 원전 발전과 수소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과 인도 지역 투자를 위한 ‘인도PJT추진반’, 호주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호주핵심자원연구소’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조직을 신설을 했다. 아울러 안전한 공장 환경 마련을 위해 지난달 발족한 ‘설비강건화TF팀’에 이어 ‘고로안정화TF팀’을 만들었다.


계열사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조직 슬림화를 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분야를 3개 본부(철강·친환경·식량바이오)에서 2개 본부(철강·소재바이오)로 통합했다.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사업개발본부’와 ‘에너지인프라본부’를 ‘에너지사업개발본부’로 통폐합해 에너지 밸류체인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외 포스코이앤씨는 핵심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수주·시공 프로세스 고도화를 담당하는 ‘사업구조혁신TF’를 신설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술력 확보 및 연구개발(R&D) 기능 강화를 위해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해 사장 직속으로 이관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