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가 뭐길래…트럼프 ‘주인 행세’에 외교문제 비화

물리노 "운하의 1㎡도 파나마의 것"
트럼프 엄포성 발언 '협상용'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AFP연합뉴스

세계 2대 운하인 파나마운하는 아메리카 지협을 가로질러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글로벌 물류의 동맥이다. 선박이 뉴욕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샌프란시스코까지 항해하는 거리는 9500㎞ 정도다. 남아메리카 남단 혼곶을 우회하면 두 배가 넘는 2만 2500㎞에 달한다. 미국 경제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파나마운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폭탄 발언’에 외교 쟁점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22일(현지 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으로서 파나마운하와 인접 지역의 모든 제곱미터(㎡) 땅은 파나마의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분명하게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주권과 독립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모든 파나마 국민이 운하를 가슴에 품고 있다”고 밝혔다.






물리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의 파나마운하 통제권 위협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한 정치 행사 연설에서 미 해군 및 산업용 선박에 대한 통행료를 지적하며 “터무니없고 매우 불공평하다”면서 “관대한 기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파나마운하를 미국에 완전하고 조건 없이 돌려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14년 완공된 파나마운하 건설을 주도했으며 지미 카터 행정부 때인 1977년 운하의 소유권을 요구하는 파나마와 반환 조약을 맺고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최종적으로 운영권을 넘겼다. 미국에 파나마운하의 중요성은 여전해 지금도 이 운하를 지나는 화물의 4분의 3가량은 미국 쪽 물량이다. 트럼프는 앞서 캐나다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마찰을 일으킨 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그 주지사로 묘사하며 캐나다의 주권을 무시하기도 했다.


파나마는 트럼프의 발언에 격앙된 분위기다. 파마나 정부는 대표적인 친미 정부로 꼽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과의 외교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트럼프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그의 엄포가 운하 사용료를 깎기 위한 협상용 발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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