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도 빌려쓴다…SK텔레콤, 구독 사업 본격 착수

■이달말 가산 AIDC 공식 오픈
랙당 전력밀도 44㎾대로 높이고
SKB·美 람다와 협업관계 구축
유영상 대표 직접 준비상황 점검
삼성SDS·LGU+ 등 진출 채비
전문가 "정부 적극적 지원 필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 11월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SK텔레콤(017670)이 다음 주 중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개소하고 ‘구독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비스(GPUaaS)’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SK텔레콤은 그동안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운영 경험과 대규모 GPU 확보 역량을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GPUaaS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 추격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0일 혹은 31일에 서울 가산 AIDC를 공식 오픈한다. SK브로드밴드가 운영 중인 가산 IDC의 일부를 AIDC로 전환했다. 가산 AIDC의 랙 당 전력밀도는 44킬로와트(㎾)로 대폭 높아졌다. 엔비디아 GPU인 ‘H100’을 기반으로 한 AIDC 중에서는 NHN클라우드의 국가 AIDC에 이어 두 번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정식 오픈을 앞둔 23일 직접 가산 AIDC를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신사업인 만큼 서비스 완성도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유 대표가 직접 살피면서 준비 상황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전 점검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없었다”며 “다음 주 중 AIDC를 정식 오픈하고 GPUaaS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가산 AIDC 뿐 아니라 향후 추가 거점을 구축해 국내 최대 규모 GPUaaS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가산 AIDC를 운영하며 향후 예상 수요를 확인하고 AIDC 사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PUaaS는 기업고객이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 환경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AI 서비스 확산과 함께 GPU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제한적인 공급량과 높은 가격 등으로 구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모도 인텔리전스는 올해 50억 5000만 달러(약 7조 원)인 GPU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29년 182억 달러(약 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AWS, 구글 클라우드 등 빅테크들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추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미국 GPUass 기업 람다와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지난 8월 첫 사업 구상을 밝힌 SK텔레콤이 4개월 만에 서비스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람다는 전 세계 최대 GPU 제조사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받아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PU 수급 역량 측면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람다는 SK텔레콤의 GPUaaS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9월 서울 가산동에 람다코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향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람다코리아는 공동으로 국내 GPUaaS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NHN클라우드와 SK텔레콤 등이 선제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가운데 다른 통신사나 IT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경기도 파주에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2027년을 목표로 AIDC 설립을 추진 중이다. LG CNS, 삼성SDS 등도 최근 AIDC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주영섭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는 “국내 AI 기업들과 해외 빅테크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AIDC의 공급이 늘어나야 한다”며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대기업들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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