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신공장을 짓고 첫 단독 운영에 나선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도요타는 독자적인 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생산 역량을 강화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요타는 상하이 시내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해 2027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공장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차량을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도요타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차량 대부분을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렉서스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3%가량 늘어난 18만 대를 기록했다.
상하이 신공장은 도요타가 중국에 진출한 후 단독 출자해 건설 및 운영하는 첫 번째 공장이다. 도요타는 그간 현지 업체인 광저우자동차·디이자동차 등과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내 생산을 담당해왔다. 이번 신공장 건설에는 독자적 관리를 통해 전기차 생산·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전기차 부품 공급망이 발달한 점 역시 현지 생산 확대의 이점으로 꼽힌다. NHK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가격경쟁이 심화해 내연기관차 중심인 일본 자동차 업체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도요타는 이번 신공장 건설을 통해 반격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에 단독 공장을 건설하는 업체는 테슬라에 이어 도요타가 두 번째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해외 업체가 현지 기업과 합작하지 않고 단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혼다와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했고 미쓰비시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들 3사는 위기 타개를 위해 최근 합병을 전격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판매 부진이 비교적 덜하지만 위기감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도요타의 올해 1~11월 기준 중국 판매량은 159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교도통신은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도요타의 중국 판매가 감소했다”면서도 “중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두는 현재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