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극·뮤지컬 등 공연계에서는 수십 년 간 무대를 지켜 온 거목들이 연이어 영면에 들어 안타까움이 컸지만 하반기에는 스타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대거 돌아오거나 도전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5월에는 ‘한국 연극의 대부’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가 향년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임영웅은 1969년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에서 초연한 이후 약 50년간 1500회 이상의 공연을 올린 한국 연극의 대부다. 그가 1985년 세운 소극장 산울림은 한국에서 현대 연극의 텃밭을 일궜다. 7월에는 1991년 개관한 극단 학전의 김민기 전 대표가 암 투병 끝에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산울림과 함께 국내 소극장의 양대 산맥 역할을 한 ‘학전’도 문을 닫았다.
하반기에는 스타 배우들이 무대로 돌아오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올해는 많은 배우들이 뮤지컬보다 연극 무대에 나서면서 관객을 끌어모았다. 전도연은 6월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고, 뮤지컬 배우 조승우는 데뷔 24년 만에 ‘햄릿’으로 처음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대형급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티켓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석·전회차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유승호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 안은진은 ‘사일런트 스카이’에 출연하며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배우들의 건강 문제로 공연이 취소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이달 건강 악화로 뮤지컬 ‘시라노’와 ‘킹키부츠’ ‘시카고’ 등의 공연을 연이어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최재림이 여러가지 작품에 겹치기로 출연하며 강행군을 이어가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