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생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 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최근 급성장 중인 맞춤형 화장품 시장 선점에도 유용하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메카코리아는 이달 초 AI 전문기업들과 협력해 스마트팩토리 통합관제실을 개관했다. 이를 통해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수집·분석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회사 측 목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그간 여러 방면에서 AI를 화장품 제조·생산 과정에 접목해왔다. 올 초에는 자체 개발해 특허를 등록한 ‘AI를 활용한 화장품 유사 처방 검색 시스템’으로 화장품 적합성을 검증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기간을 단축했다. 이와 함께 조색분석·원료배합·불량예측 AI 시스템을 구축해 화장품 품질을 높이고 제조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코스맥스도 지난달 AI 기반 뷰티테크 스타트업 ‘아트랩’을 인수하고 사내에 AI 혁신 조직을 신설하며 AI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와 생산 등 사업 전 분야에 걸쳐 AI 기술을 이용한 혁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코스맥스는 2021년부터 CAI(COSMAX AI) 연구소를 개설한 후 AI 적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AI를 이용한 기초 화장품 사용감 측정 기술과 색조 화장품 스마트 조색 시스템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아트랩 인수를 발판으로 AI는 물론 로봇 기술까지 적극 투입해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화장품 ODM 기업들의 AI 도입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맞춤형 화장품의 생산 기술을 뒷받침한다. 코스맥스는 AI를 이용해 연구·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AI가 처방한 뒤 로봇이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코스맥스는 앞서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3WAAU(쓰리와우)’를 개설하고 맞춤형 헤어·스킨케어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다.
한국콜마도 AI 기술을 활용해 16가지 탈모 유형을 진단하고 맞춤형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향후 AI 기술을 활용해 100만 개 유전자 빅데이터 내에서 탈모 유형을 찾아내고, 유형별로 1만 가지 이상의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커지는 만큼 화장품 ODM 업계의 AI 기술 경쟁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0년 7억 5300만 달러에서 올해 29억 7500만 달러로 커졌다. 내년에도 34.6% 성장한 4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