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종투사’ 대신증권…이젠 초대형 IB 도약

금융위 정례회의서 최종 의결
2년 8개월 만에 국내 10호 탄생
기업 신용공여 한도 2배로 늘어
IB 육성 등 대형화 발판 마련
“다양한 자금수요 대응 기대”


정부가 대신증권을 국내 열 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다. 종투사 자격을 확보한 대신증권은 기업 신용공여 확대 등을 통해 업무 범위를 넓히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대신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인력과 물적 설비, 이해 상충 방지 체계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판단했다.


종투사는 정부가 2013년 국내 대형 증권사를 IB로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규제 자본 비율 준수 부담을 완화하면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기업 신용공여 확대(3조 원), 발행어음 사업 인가(4조 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취득 신청(8조 원) 등 단계별로 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022년 4월 키움증권이 지정된 후 2년 8개월 만에 종투사가 됐다. 이로써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미래에셋·NH·한국투자·삼성·KB 등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 원 이상) 5곳과 신한·메리츠·하나·키움·대신 등 5곳까지 총 10개사로 늘었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를 2020년 1조 9027억 원에서 2021년 2조 263억 원, 2022년 2조 493억 원, 2023년 2조 8532억 원 등으로 점차 늘리면서 종투사 신청을 준비했다. 특히 올해 3월 23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 3조 1181억 원으로 종투사 법적 요건인 3조 원을 넘겼다. RCPS는 회계 기준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정부는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요건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본 뒤 빠르게 절차를 마무리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 컨설팅 서비스 등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외화 일반 환전 업무 등 영업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특히 기업의 신용공여 한도가 100%에서 200%로 확대되는 만큼 IB 부문을 집중 육성할 수 있다. 실제로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과 순영업수익이 크게 늘어나는 등 대형화와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종투사 자격 취득과 함께 초대형 IB 자격을 목표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 상품인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정부는 종투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벗어나 혁신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대신증권 추가 지정으로 종투사가 모두 10개사가 된 만큼 기업의 다양한 자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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