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모델링을 활용해 세포 행동을 조절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수학적 모델링이란 복잡한 현상을 수학적인 방정식이나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세포 행동을 조절하게 되면 세포 정밀 제어와 재생의학 등 차세대 의료 기술 개발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강희민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수학적 알고리즘이 적용된 외부 자기장을 활용해 리간드(세포외기질에 존재하는 단백질 내의 세포 부착을 매개하는 물질) 연결성을 원격으로 조절하는 실시간 줄기세포 원격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세포외기질은 조직과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게 할 뿐 아니라 손상된 기관과 조직을 복구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결국 세포외기질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조절하면 조직 재생과 질병 치료의 단서를 찾을 수 있지만 그동안의 연구로는 실제 세포외기질의 동적인 특성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팀은 세포 부착성 리간드가 결합한 금 나노 입자를 사용해 리간드 네트워크 모델을 제작하고 자성 나노 막대를 통해 리간드 네트워크 연결성을 조절하는 원격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다시 말해 자기장을 통해 자성 나노 막대의 배치를 정렬 혹은 상승 상태로 변환해 리간드 연결성을 가역적으로 조절하고 이를 통해 줄기세포의 부착과 기계적 신호 전달 및 분화를 제어했다.
강 교수는 “줄기세포의 행동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혁신적 시스템을 통해 맞춤형 재생 치료와 조직 재생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자성 나노 막대의 생체 내 안전성과 실시간 제어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세포의 정밀 제어 및 의료 기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본 연구에서 개발된 세포외기질의 동적 연결성을 모사한 줄기세포 제어 시스템은 향후 복잡한 3차원(3D) 생체 환경에서의 장기적 안정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3일 게재됐다.